베트남 최초의 장기 집권 왕조 - 리 왕조

씬 짜오~! 안녕하세요^^

오늘은 베트남 최초의 장기 집권 왕조인 리 왕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장기 집권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그동안 베트남 왕조들이 100년을 넘어가지 못했던 사실에 비춰 봤을 때, 리 왕조는 그래도 200년이 넘었으니 장기 집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1. 왕조 수립

1009년 북부 베트남을 지배하고 있던 전 레 왕조(前黎朝)의 장군 리 꽁 우언(베트남어: Lý Công Uẩn/ 李公蘊)은 군권을 장악해 레 왕조를 무너뜨리고 리 왕조(李朝)를 수립하였습니다. 

1014년, 대리의 황제 단소렴이 군사를 일으켜 대구월을 기습 침공해 일시적으로 뚜엔꽝 성을 점령하며 대구월이 무너지는가 싶었지만 곧이어 리 태조 리 꽁 우언의 반격으로 대리군은 물러나고, 역으로 대리의 영토를 침공하여, 오늘날 하지앙, 라오까이 지역을 정복하면서 영토로 편입했습니다. (대리 : 현재의 중국 운남성 지방에서 937년 건국되어 약 300여 년간 지속된 왕국). 이어 리 성종 시기인 1054년에 국호를 딘 왕조 시기의 '대구월'(大瞿越, Đại Cồ Việt)에서 중간의 '구'를 뺀 대월(大越)로 바꾸었으며, 중국과 참파와의 대립도 계속되었습니다.

베트남의 리(李) 왕조는 1009년에서 1225년까지 이어졌으며, 태조인 리 꽁 우언(李公蘊)이 지금의 하노이를 수도로 정하고, 탕 롱(昇龍)이라고 하였으며, 이는 용이 하늘로 날아간다는 뜻입니다. 리 왕조가 스스로 황제라고 칭하고 나라이름을 '다이 비엣'(大越 : 대월)이라고 정했습니다.

리 태조(리 타이 또) 동상입니다.

2. 중국과 대립

북송의 왕안석은 중국 남부 눙족의 금광에 대한 욕심과 그 뒤를 후원한다고 추정하는 대월을 정벌할 목적으로 교류를 금지시키고 전쟁 준비를 했습니다.

1076년, 리 트엉 끼엣(Lý Thường Kiệt, 李常傑 이상걸, 1019~1105)이 북송을 먼저 선공하면서 송군과의 전쟁이 벌어졌고, 이때 리 트엉 키엣은 군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남국산하>(南國山河)라는 노래를 지어 부르게 했는데, 이 시에서는 중국의 황제에 대해 리 왕조의 군주를 '남제'(南帝)라고 칭하여 중국에 대한 대등 의식을 과시했습니다.

이 전쟁이 길어지자 서로 득 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양국은 서로를 인정하는 형태로 화평조약을 맺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송의 황제는 이전까지 베트남을 가리키던 교지군왕이라는 칭호 대신에 안남(安南) 국왕이라는 칭호를 사용하였으며, 이후 리 왕조는 스스로를 대외적으로 '안남'이라고 칭했으며, 베트남은 동아시아 세계에서 '안남'이라는 칭호로 불려지게 되었고,  베트남 쌀을 안남미라고 부르는 것이 여기서 비롯됩니다.

 

3. 왕조의 몰락

리 왕조 후기에는 리 고종 이용한이 즉위한 이후에 그의 사치와 부패가 이어지면서 민심이 날로 악화되어 갔고 전국적으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이때쩐투도(진수도)라는 사람이 나타나 혜종(惠宗)의 외척이 되면서 실권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곧이어 일어난 반란도 평정했으며, 진수도는 1224년에 혜종을 폐위시키고, 그의 딸 리펏낌(Lý Phật Kim, 李佛金, 이불금)을 황제로 옹립했습니다. 그녀가 리 왕조의 마지막 황제 소황(昭皇)이었고, 이후 쩐투도는 폐위된 혜종을 자살로 내몰았습니다. 그 후 쩐투도는 자신의 조카인 쩐까인(Trần Cảnh, 陳煚)과 소황제를 결혼시키고, 1225년에는 쩐까인에게 선양하는 방식으로 리 씨의 제위를 탈취했습니다. 이로써 리 왕조는 2세기 만에 멸망했고, 리씨 황족들은 새 왕조에 의해 몰살되었습니다.

 

4. 최초의 과거제도 실시

리 왕조는 베트남에서 과거 제도를 처음으로 실시했던 왕조로 1070년에 문묘를 설치하고, 1075년에 과거를 실시했으며, 1076년에 국자감을 설치했습니다. 단, 리 왕조의 과거 시험은 비정기였고 뽑는 인원이 적었습니다. 200년에 달하는 왕조 기간 동안 고작 8회가 시행되었으니, 과거의 활성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그 시작을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5. 리 왕조와 화산 이 씨의 관계

리 왕조가 쩐투도 등 세력에 의해 멸망하고 쩐 왕조가 개국되던 시기, 자살로 내몰렸던 혜종의 숙부 이용상이 가족들을 데리고 해상로를 통해 송나라로 망명하려 하였으나, 풍랑을 만나 고려에 상륙하게 되었고, 그 지역이 오늘날 해주 지역입니다. 당시 한자에 능통했던 이용상은 필담으로 고려인들과 의사소통 하였고, 이후 이어진 몽골 침략에 맞서 이용상은 자신의 수하들과 용감하게 싸워, 고려 왕조로 부터 화산 이 씨라는 성을 하사 받고 화산 이 씨의 시조가 되었습니다.